한낮의 천문학
2018년 8월 13일
#1
나에게 대학 사회를 왜 뛰쳐나왔나를 물어보면 항상 꺼내는 몇가지 이야기가 있다. 그중에 하나가 서포터즈라고 불리는 활동인데, 이거 진짜 불공정거래의 끝판왕이다.
신입사원 지원한듯이 각잡고 면접보고 기껏 붙어도 기업 이름달고 홍보, 행사보조 등등 별거 다하는데 남는건 수료증 하나밖에 없다. 기업 추천서만 써줘도 양반이다. 아무리 청년들이 아쉬워서 그렇다지만, 어린 나한테 이런거부터 알려줘도 되나 싶었다. 책임질 것도 적고 도전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은 그 값진 시간에 서포터즈에서 알려주는게 실무 경험이라고 불리지만 그들이 진짜 원하는건 대학생들의 값싼 충성심 아닌가? 또 자본주의 아래에서 “주기적”으로 사람에게 강제성을 부여하려면 보상이 주어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룰 좀 아는 사람들이 이런거 만들어내는 시스템에 미래라는게 있는건가?
이마저도 학교 끝나면 알바하고 과외 뛰러 다녀야했던 나한테는 그림의 떡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떡 안먹길 정말 잘했다.
#2
대학교에 똑똑한 친구들이 진짜 진짜 많다. 수학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고 정말 다방면으로 걸출하다. 많은 곳들이 이런 친구들한테 정답을 요구해서 문제인건데, (알리가 있나 그 나이에 알고 있으면 이미 어디가서 재밌는거 하고 있겠지) 이런 친구들한테 가이드라인 몇개만 툭툭 던져주면 잘하는 걸 떠나서, 더 신기한 것이 많이 나온다. play ground만 만들어주고, 큰 문제가 있으면 그 때 알려주면된다. 솔직히 사회에 영향력도 작을텐데, 뭔가를 만든 것 자체가 중요한거지, 여기에 경쟁이 왜 필요한가.
왜 만든 것을 평가하는가? 그저 놀이가 되면 너무 시시한건가?
#3
Don’t hate the player. Hate the fucking game. 정말 좋아하는 말인데,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이나 오거나이저들이 무슨 잘못이있겠나 싶었다.
그냥 이런 것들을 종용하는 사회가 너무 슬픈거지.